드디어 딸이 왔다. 대학 들어 오기 전에 공부하며 답답할때 마다 제주에 가자고 졸라 무려 세 번이나 제주 여행을 함께 했더 나의 제주 동반자가 왔으니 MZ 눈높이에 맞추어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
그러나 꽤 좋은 동행이기도 하다
남편과의 여행은 엄청난 먹방 투어가 메인이지만 딸과는 남편이 관심 없는 아기자기한 소품샵이나 내 취향의 식당들을 선택할 수 있으니 말이다.
평소에 늘어지는 성격인데 여행지에만 전투적으로 변하는 나는 촘촘하게 계획을 짜고 싶었으나 딸램은 오히려 노트북 들고 글도 쓰고 한 학기 정리도 하고 싶다며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무르기를원했다. 그래서 오래 있어도 눈치가 덜 보이는 대형 카페를 하나 넣고 딸이 먹고 싶어하는 메뉴가 유명한 식당 위주로 일정을 짰다.
처음으로 선택한 곳은 집에서 30분 정도의 거리이면서 바다가 멋진 한림 해변이다.
1. 웨이뷰 협재바다
아마도 한림에서 가장 규모 가 큰 베이커리 카페일 듯 하다. 카페 앞으로 잘 조성된 정원에는 포토스팟들이 예뻤고 해안가로 연결되는 산책로도 있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입구에는 핸드메이드 셀러들이 가방, 수공예품등을 팔고 있었고 과자나 소품류 등 제주 특산품 파는 곳도 있다. 그리고 시그니처 메뉴도 많다. 팡도르, 수박빵, 한라봉빵 등 형형색색의 먹음직스런 빵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2층에 올라가니 탁 트인 오션뷰와 야자수가 나 제주다를 외치는 듯 했다.
어디에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 같이 멋진 사진이 찍히는 핫플임에 틀림없다. 워낙 규모가 큰 곳이라 둘이서 노트북 켜고 두어 시간 동안 이것 저것 작업하기에도 좋았다. 그리고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웨이뷰에 왔다면 반드시 옹포리를 둘러보아야 한다. 옹포리까지 와서 웨이뷰만 찍고 간다면 분명 후회 할 일이다.
카페에 오래 앉아있다 보니 바람쏘일겸 나왔는데 동네가 생각보다 아기자기하니 둘러볼만 했다.
2. 우무
웨이뷰에서 나와 마을로 접어 들어 걷고 있는데 어떤 가게 앞에 사람들이 무리 지어 있는 것을 보고 무작정 따러서 줄을 섰다. 푸딩으로 유명한 우무 였다. 우뭇가사리를 이용해 푸딩도 만들고 비누, 손세정제등 화장품류를 파는 앙증맞은 가게였다. 매장이 너무 좁아 줄을 서서 한 팀씩 입장하고 있었는데 꽤나 유명한 가게였는지 외국인들도 많았다. 밥 먹기 전이라 커스터드 푸딩 한 개만 먹어 보았다. 많이 달지 않고 본연에 충실한 맛이라 다른맛도 궁금해 진다. 유명세를 탈 만 하다 싶다. 인스타에서 본 적은 없지만 인스타에 올리면 딱 일 듯한 예쁜 외관에 감각적인 내부 인테리어가 사진을 안 찍을 수 없게 한다. 역시나 다들 우무 로고가 박힌 쇼핑백을 손에 들고 사진 찍느라 바쁘다.
푸딩 먹고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화장품샵에 갔더니 필요는 없지만 보면 탐나는 물건들을 팔고 있었는데 브랜딩과 마켓팅에 대단히 소질 있는 분이 만든 가게임에 틀림없다.
제품들 가격이 다소 센 것이 불만이긴 했지만 이런 특색있고 세련된 가게들이 제주에 많아져 제주가 자연 뿐 아니라 디자인이나 브랜딩에서도 영감을 줄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3. 문쏘
저녁식사로 낙점한 곳은 우무 바로 근처의 퓨전식당 문쏘였다. 딸램이 찾은 핫플이었는데 정원 딸린 분위기 좋은 외관과 독특한 실내 인테리어가 매력적이고 특색있는 메뉴들이 있었지만 맛은 평범했고 가성비도 좋지 않았다.
황게카레는 비주얼은 멋지기 그지 없으나 마라소스를 넣은 황게는 고소함이나 감칠맛이 부족해 발라먹기만 귀찮아 좀 후회가 될 정도였다. 마라소스와 게의 조합도 별로라고 생각한다. 딸이 시킨 에그인헤븐은 크림소스 버전 에그인헬인데 느끼한 것만 참는다면 맛있는 맛이나 무려 2만원으로 비싸다! 결국 계란과 크림소스, 소시지 정도 였는데
한 때는 핫플이었으나 멀지 않은 미래에 신메뉴를 개발해야 문을 닫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다. 물론 나만의 느낌일수 있지만
4. 소품샵 시키
기념품가게라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딸이 찾아놓았던 곳이다. 특이하게도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된다.
들어서는 순간 MZ 놀이터구나 싶은 개성있는 색감과 물건들로 눈요기 거리 충분했다. 옷과 모자, 손세정제, 장식품, 장신구 등이 다양했다. 다소 키치하기도 소녀스럽기도 한 알록 달록한 물건들이 가득했는데 향수에 별 관심 없는 내가 덥썩 계산할 만큼 마음에 드는 제주에서 만든 그린티 향수도 발견했고 딸은 알록달록 비즈 팔찌 장만하고 신나게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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