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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기

제주 서쪽 여행-환상숲 곶자왈, 모모언니 바다간식, 스타벅스 모슬포점

by 목표는영포에버 2024. 8. 23.

구좌에서 출발할 때는 맑은 날씨였는데 서쪽으로 온 후 첫날 부터 다시 오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에 예약 해 놓은 곶자왈 해설은 환불 받으려니 절반이나 위약금을 내야 해서 비 오는 숲을 체험해 보기로 했다.  

 

1) 환상숲 곶자왈 숲 해설, 족욕

딸은 아무 일정 없이 스타벅에스서 그동안 여행이나 정리하자고 했지만 그럴수는 없었기에 오락 가락하는 제주 날씨 믿고 예약한 시간에 곶자왈로 향했다. 꽤 많은 인원이 모여 출발하려 하는 순간 비는 멈추었는데 해설자님이 말씀하신다. 비오는 숲은 다른 빛깔, 다른 소리를 내는 꼭 와봐야 하는 곳이라고. 그래서 해설자님은 비 오는 날이면 오히려 숲을 찾는다고 하셨다. 그러나 그 깊이를 모르는 나에게는 다행히 체험이 끝날때까지 비는 멈추었고 물에 흠뻑 젖은 나뭇잎들 돌들을 헤치며 숲으로 들어갔다. 곶이 숲이고 자왈이 가시덤불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처음에 이곳은 가시덤불이 가득해 인간이 접근할 수 없었으나 오랜 시간이 흐르며 다른 식물들이 자생하기 시작했고 키 큰 식물들이 햇볕을 가려 가시 덤불이 사라지게 되고 결국 우리가 방문할 수 있는 숲이 되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해설을 듣지 않았더라면 왜 이리 돌이 많아 이러면서 5분내로 끝났을 길을 40여분 가량 나뭇잎도 들춰보고 뿌리 사진도 찍으며 꼼꼼히 살펴 보았다. 

흙 없이 바위 위에 뿌리를 감고 버티고 있는 나무들, 곧았던 큰 소나무가 넝쿨들에 둘러쌓여 마르고 병들어가다 쓰러진 모습, 갈등이라는 한자어의 어원인 칡과 등나무 덩굴이 서로 얽혀있는 모습, 그리고 이 숲을 사고 일구신 주인장의 일대기를 들으며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던 삶과 죽음 너머 다른 모습 다른 기준으로도 꿋꿋하게 살아가고 혹은 소멸해 가고 있는 생명체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제주에 왔으니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땅과 나무를 보고 제주에만 존재하는 형태의 땅과 생태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스무명가까이 되는 팀이 함께 다녔는데 아이는 아이대로 어르신은 어르신대로 볼거리 느낄거리가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딸도 생각보다 좋은데!라고 한 마디 던진다.

숲에서 나와 이어져 있는 족욕카페장으로 향한다. 멋진 숲 뷰를 보며 깔끔하게 마련된 족욕장에서 허브티백을 넣고 발을 담근다. 소금 스크럽 후 오일까지 바르니 발과 다리가 매끈 매끈 가볍다. 진행자분이 진행을 잘 하셔서 유쾌한 시간이었다. 커플들이 서로 발을 씻겨주기도 하는 걸 보니 데이트코스로도 좋아 보인다. 사실 족욕카페를 가려고 네이버 예약을 하려는데 숲해설과 패키지로 판매하길래 별 생각 없이 추가한 것이었는데 의외로 숲해설이 더 기억에 남는다. 같은 돈을 써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제주를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2)모모언니 바다간식

딸이 픽 비싼 떡볶이 집

역시나 손님들은 전부 딸들을 대동한 가족 단위로 채워져 있다. 장마철이라 그런가 붐비지 않고 한적한 편이었다.

제주에 왔으니 문어떡볶이를 한 번은 먹어줘야지 싶었는데 한치 튀김도 너무 맛있어 보여 다 못 먹을 것을 알면서도 시키고 말았다. 

결국  튀김 먼저 먹고 떡볶이에 들어있는 문어를 포장해 와서 며칠 후 집에서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는데 워낙 신선한 문어였는지 그 때까지도 맛있었다.

분식집치고 꽤나 고급이다. 

예쁜 마당도 있고 내부도 예쁘고 음식도 예쁘다

해산물 신선하고 튀김도 바삭 바삭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감동적인 맛까지는 아니고 예상 가능한 적당히 맛있는 맛이라고 할까?

떡볶이는 사장님말씀대로 최대한 조려야 맛나다.

한림쪽 바다 근처에 이 비슷한 조합의 메뉴를 파는 곳이 많던데 바다를 보면서 먹었음 더 맛있을 거 같기도 하다.

1020대 여자 아이들 동반 여행이라면 한 번쯤 먹어 볼 만한 메뉴이다. 

 

3)  스타벅스 모슬포점

모슬포 스타벅스라길래 모슬포 항이 보이려나 기대했지만 바다도 안 보이고 멋진 뷰는 없었다. 그렇지만 비교적 최근에 오픈했는지 꽤나 넓고 쾌적했다. 제주까지 와서 스타벅스를 올 수 밖에 없는건 쿠폰과 제주 온니 메뉴의 유혹 그리고 두 시간 정도를 보낼만한 넓고 쾌적함을 모두 제공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카톡 쿠폰함에 한 장 이상은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 쿠폰 덕에 낮에 돈을 좀 많이 쓴 날이면 오후 늦게 스타벅스에 와서 딸과 각 자의 쿠폰으로 저녁을 떼웠다. 

스벅에서만 파는 제주 온니 메뉴 도장깨기도 꽤 재미있다. 말차 롤케이크도 맛있었고 이 날은 흑임자가 들어간 까망 푸라푸치노를 먹었는데 달달하니 맛있지만 에어컨 아래 자리에서 온통 얼음인 프라푸치노를 먹으니 몸이 오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