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면 비오는 대로 즐기기
6월 27일부터 7월 20일까지 24일간 머무는 동안 하루 종일 맑았던 날은 3일 정도 뿐이었다. 그러나 비 때문에 여행 다운 여행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장마기간에도 틈틈이 해가 나기 때문에 일단 길을 나서면 운 좋게 비가 멈추는 시간들이 많이 있다. 장마기간에 여행하면 좋은 점도 있다. 어딜 가도 붐비지 않아 호젓한 제주를 만끽 할 수 있다.
1) 가 볼 만한 곳들
-박물관, 미술관
제주는 서울을 제외한 도시 중 가장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 곳이다. 2만원 이상을 지불하는 비싼 곳들도 많지만 도립, 시립 미술관들은 저렴하고 제주 패스 등을 잘 활용해 동선을 짠다면 유료 박물관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이번 여행 중 비오는 날 갔던 제주 현대미술관은 저지리 예술인마을에 위치하고 있어 매우 넓은 부지안에 다양한 미술관들을 둘러 볼 수 있고 비오는 날 가도 충분히 운치 있고 멋진 곳이다.
서귀포의 왈종미술관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역시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미술관 옥상에서 바라보는 그 기막힌 경치를 감상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그리고 왈종미술관과 묶어서 보는 정방폭포도 비오는 날 더 세찬 물줄기를 볼 수 있어 장관을 이룬다.
비오는 날 동쪽에 있다면 빛의 벙커는 필수 코스이다. 이번 여행이 세 번째 였는데 갈 때 마다 특유의 황홀함에 빠진다. 빛의 벙커에서 본 아름다운 작품을 여운을 안고 바로 옆 카페의 통창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곶자왈
비가 쏟아지다 멈춘 시간에 숲해설가를 동반한 체험을 했는데 해설가분이 비오는 날 곶자왈은 일부러라도 와서 봐야 할 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맑는 날과 들리는 소리와 빛이 다른데 그 자체로 운치가 있다. 생각보다 바닥도 질퍽이지 않았고 확실히 더 원시적인 자연 본연의 신비스러운 느낌이 더해져 기억에 남은 시간이었다.
-온천, 족욕카페
산방산 탄천온천도 니나수 족욕카페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하염 없이 바라볼 만한 풍광이 있는 곳이다.
북카페
제주 곳 곳에 아름다운 북 카페들이 성업중이라 다음에도 북카페 투어를 하고 싶을 정도이다. 짧은 여행이라면 시간이 아까울 수도 있으나 생각보다 괜찮은 경험일 수 있다. 내가 이번 제주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비오는 날 산노루(북카페는 아니지만 꽤 많은 책들이 비치되어 있었다)에서 에세이를 보았던 그 평화롭던 순간들이었으니 말이다.
2) 유료 입장 할인 방법 확인
장마철에는 미술관, 박물관, 전시등을 방문할 일이 많기 때문에 유료 관광을 할 때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할인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네이버예약, 제주패스 등에서는 관광지를 패키지로 묶어서 할인하는 경우가 많다.
빛의 벙커는 입장료가 꽤 비싼편인데 신한카드에서 무려 20프로나 할인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방문했기 때문에 네이버 예약이 최저가인줄 알았으나 빛의 벙커 공식사이트를 방문해서 할인을 살펴보니 네이버 보다 저렴한 예매를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었다. 입장료가 비싼 경우 공식사이트 방문을 통해 다양한 할인 경로를 확인 할 필요가 있다.
3) 장마 필수 준비물
모기기피제, 버물리 필수
비가 오면 모기나 벌레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우비 필수
우산을 펴기 애매할 정도의 비 오는 날이 많았다. 특히 오름 같이 언덕에 오를 때 우산이 없다면 한층 가뿐한 여행길이 될 수있다.
4) 여름 과일 사먹기
장마철은 여름의 한 복판이라 싱싱한 여름 과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비록 작은 사이즈지만 시장에서 제주산 애플망고를 한 바구니에 만 원에 팔기도 한다. 맛은 말해 뭐하나! 한 개에 몇 만원짜리 부럽지 않은 달콤함이 가득했고, 자두, 복숭아도 도시 한복판 보다는 훨씬 저렴한 편이었다.
5) 기타 팁
한식집 영업시간 확인
제주는 원래 식당이나 카페가 쉬는 요일이 다양해 방문 전에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영업 시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한식집 중 점심만 영업하는 곳이 많아 몇 번이나 낭패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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