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출장차 간 이스탄불에 동행해 일주일간 이스탄불을 누비다.
1) 호텔 : 그랜드 하얏트 이스탄불
<장점>
-탁심광장 10분거리라 조금만 이동하면 지하철도 이용 가능하고 맛집과 관광지 접근이 쉽다.
-넓은 객실과 화장실, 단정하고 품위있는 인테리어
-조용하고 안전한 주변 환경
<단점>
-전망이 나쁘지는 않았으나 이스탄불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느낄 만한 포인트는 없다
-넓은 로비도 없고 부대시설이 다양하지 않아 호텔내에서 즐길거리가 부족하다.
2) 마이리얼트립-한국어 천재 현지인이 들려주는 하루만에 보는 이스탄불
<장점>
- 하루만에 이스탄불의 주요 관광지 모두를 둘러 볼 수 있다.
- 가이드인 엘비다님의 노련한 진행과 정성스러운 설명이 만족스럽다.
- 현지인에게서 들을 수 있는 정보들이 많고 별도로 쇼핑과 맛집 자료 정리해서 주신 것도 유용했다.
-가이드님과 함께 시내 곳곳을 돌고 나니 남은 시간 혼자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단점>
이 투어의 단점은 아니지만 관광지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투어비외에도 관광지 입장료로 꽤 큰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팀은 화요일이라 톱카프 궁전이 빠졌지만 궁전 두 곳과 저수지까지 간다면 한화로 20만원 가량을 별도로 내야 한다.
호텔 조식을 포함하지 않고 에약을 한 터라 튀르키예식 조식이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조식을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나섰다. 이스탄불에 대한 정보를 많이 찾아보지 않고 왔기에 7시 30분이 지나도록 해가 뜨지 않을 줄을 몰랐다. 컴컴한 거리에 구글지도가 익숙하지 않은 우리 부부는 헤매고 헤매 식당에 겨우 도착했으나 문이 닫혀있었다. 다행히 탁심광장 주면이라 문 연곳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로쿰과 갓 구운 빵 등을 파는 탁심스위트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튀르키예식 정통 식사를 시키려다 양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치즈세트와 사진으로 맛나보였던 토마토달걀볶음을 시켰다. 남편이 요리를 유난히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튀르키에의 유명한 아침메뉴인 메메넴이었다. 한국인 입맛에 절대 실패없을 메뉴가 바로 메메넴이다.
먹다보니 시간이 꽤 흘렀고 악명 높은 튀르키예 택시가 겁나 유튜버가 추천한 바이택시앱을 깔고 택시를 호출했다. 다행히 택시는 금방 왔으나 역시나 목적지에 다다르니 미터 금액에 100리라를 추가했다. 뭐 거기까지는 참을 수 있었으나 약속 장소인 돌마바흐체 시계탑쪽 입구가 아닌 엉뚱한 곳에 세워주어 한참을 돌아가 그룹투어 약속 시간에 늦고 말았다. 정말이지 튀르키예에서 가장 나쁜 것이 택시인것 같다.
마이리얼트립앱에서 후기가 많고 좋았던 한국어 천재 현지인이 들려주는 찐 터키, 하루만에 보는 이스탄불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투어제목에 붙은 한국어천재 처럼 가이드인 엘비다님은 지금까지 본 그 어느 외국인 보다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셔서 놀라울 따름이었다. 알고보니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 우승하신 경험이 있는 대단한 분이었다.
첫번째 관광지였던 돌마바흐체 궁전은 튀르키예에 대한 나의 인상을 영원히 바꾸어 주었다. 사실 튀르키예에 오기 전 큰 기대는 없었다. 아니 실망만 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심정이었다. 문화유산은 풍부하나 질서 없고 지저분 해서 우아함이나 평화로움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바다를 메꾸어 궁을 만들었다는 설명답게 바다와 궁을 맞닿아 있었고 눈 앞에 펼쳐진 보스포러스 해협과 그 너머 시가지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로코코 양식의 우아하고 웅장한 궁전과 잘 가꾸어진 정원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니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감탄했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베르사이유 궁전 만큼의 호화스러움은 아니었으나 바다가 주는 웅장함과 고요함이 특별했다.
현지인인 가이드가 이 궁을 가장 첫 번째 코스를 넣은 이유도 아마 이런 인식을 갖고 여행을 시작하라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음은 돌마바흐체 궁 앞에서 트램을 타고 예러바탄 지하저수지로 향했다. 규모와 그 곳을 가득 채운 그리스 신전의 기둥들을 보고 놀라긴 했지만 이곳은 오히려 사진으로 볼 때 더 신비로운 장소였다. 다시 트램을 타고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가 있는 히포드롬 광장으로 이동했다. 로마시대의 마차경기장이었다니 이스탄불이 품고 있는 시간과 스토리의 깊이와 넓이에 탄성이 나올 정도이다. 학창시절 그렇게나 좋아했던 세계사 수업이 떠오르며 다시 역사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쳐올랐다.
오전투어를 마치고 가이드가 추천해 준 100년된 고기구이 집으로 갔다. 소고기와 양고기를 떡갈비처럼 빚어서 만들었는데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다만 다른 반찬없이 빵과 고기, 고추 피클 세 가지만 먹으려니 좀 심심했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맥주를 팔지 않기에 남편은 매우 아쉬워했다.
역시 유명한 아이스크림집이라고 추천을 받아 간 디저트 집은 그 유명한 하피즈 무스타파 였다. 정신 못 차릴 정도의 화려한 디저트들이 가득한데 우리는 아이스크림과 터기의 대표 디저트 바클라바를 맛보았다. 설탕에 절인 페이스트리같은 강도 높은 단 맛이 놀랄 정도였지만 블랙커피와 잘 어울리는 중독성 있는 맛이다. 결국 여행 마지막날 이것을 포장해 한국까지 가져갈 줄 이때는 몰랐지만 말이다.
블루모스크는 명성대로 찬란한 블루 타일들이 인상적인 아름다운 내부를 감상할 수 있었으나 그룹투어로는 아야소피아 내부는 들어 갈 수 없어 바깥에서 설명을 들으며 천년또 사진도 기념할 수 있어 좋았다.
다음 목적지는 오리엔트특급열차 역이었다. 아가사크리스티의 오리엔트익스프레스 살인사건의 배경이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곳이다. 1800년대 말에 이스탄불에서 파리를 오고 갔던 기차를 상상하니 지금은 별다른 볼거리는 없지만 낭만적인 감성에 빠져들게 된다. 역사와 오래된 카페덕에 사진도 예쁘게 나오고 잠시 한적한 곳에서 쉬다가 갈 수 있어 나름 좋은 시간이었다.
마지막 장소인 이집션 바자르로 향하는 길 역시 트램을 이용했는데 구시가지의 한 복판인 에미뇌뉴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은 복작복작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볼거리이자 흥겨운 풍경이었다. 이집션 바자르는 그랜드바자르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각 종 향신료와 먹거리, 기념품을 구경하기에 좋은 장소로 한 번쯤 둘러 볼 만한 곳이었다. 이국적인 건물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동서양과 과거 현재를 오갔던 시간들이 무척이나 기억에 남는 이스탄불에서의 첫 날 투어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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